학교 생성형 AI 정책 비교—뉴욕은 제한하고 한국은 감독형 활용으로 가나

학교에서 생성형 AI를 허용해야 할까. 2026년의 정책은 찬성과 반대 중 하나로 깔끔하게 나뉘지 않는다. 뉴욕시는 어린 학생에게 일단 멈춤 버튼을 눌렀고, 고등학생에게는 제한된 도구와 의무 교육을 결합했다. 한국은 전국적인 일괄 금지보다 학교의 AI 활용을 넓히면서 평가와 윤리 기준을 보완하는 방향에 가깝다.
다만 ‘미국은 금지, 한국은 허용’이라고 요약하면 부정확하다. 뉴욕시는 미국 전체가 아니며, 서울시교육청의 수행평가 기준도 한국 모든 학교에 자동으로 동일 적용되는 단일 규칙은 아니다. 이 글은 각 관할의 2026년 공식 문서를 비교해 방향과 차이를 설명한다.
뉴욕시는 중학교 이하 학생용 생성형 AI를 1년간 멈췄다
New York City Public Schools의 공식 지침에 따르면 2026–2027학년도에 2K부터 8학년까지 학생이 직접 사용하는 생성형 AI 소프트웨어는 허용되지 않는다. 2K는 뉴욕시의 어린이 대상 교육 단계다.
이 조치는 1년간의 유예다. 생성형 AI가 어린 학생의 인간적 상호작용, 손으로 하는 활동,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검토하는 동안 적용한다. 장애학생의 개별화교육계획이나 504 계획에 포함된 보조공학, 진단평가, 원격수업, 승인된 코딩·로봇·시뮬레이션 등에는 예외가 있다.
9~12학년은 전면 금지가 아니다. 학교가 승인하고 검토한 프로그램, 진로교육, 일부 시범수업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모든 고등학생은 AI 작동 방식, 개인정보, 편향, 학교에서의 적절한 사용을 다루는 45분짜리 AI 리터러시 모듈 2개를 이수해야 한다.
한국의 2026년 방향은 활용 확대와 기준 정비다
교육부 2026년 업무계획은 AI 교육자료를 학교가 자율적으로 선택·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업과 행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K교육 AI’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학생에게는 질문 중심 수업과 서·논술형 평가, 교과 연계 AI 윤리 콘텐츠를 함께 제공하는 방향이다.
AI 중점학교는 2026년 1,000개교에서 2028년 2,000개교로 늘릴 계획이다. 중점학교의 AI 관련 교과 시수는 일반학교보다 초등학교 2배, 중학교 1.5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목표가 제시됐다.
서울은 평가 기준을 더 구체화하는 단계다. 서울특별시교육청의 2026년 4월 조례 개정은 기존 AI 윤리 지침에 ‘수행평가 시 인공지능 활용 기준’을 명시하도록 했다. 이유로는 학생 간 평가 공정성, 실제 학업 성취도 왜곡, 교사의 평가 신뢰도 저하 우려를 들었다.
이는 모든 생성형 AI를 수업에서 허용한다는 선언도, 수행평가에서 전부 금지한다는 규정도 아니다. 과제별 허용 범위와 공개 방법, 교사가 실제 학생의 사고 과정을 확인하는 방식이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두 정책은 무엇이 다른가

가장 큰 차이는 출발점이다. 뉴욕시는 어린 학생에게 생성형 AI가 미칠 영향을 먼저 검토하겠다며 접근을 중단했다. 한국은 AI를 학교 생태계에 넣는 일을 전제로 하되, 평가와 윤리 장치를 보강하는 방향이다.
그러나 목표가 완전히 반대인 것은 아니다. 두 정책 모두 학생이 AI 답을 그대로 제출하는 상황을 교육으로 보지 않는다. 인간 교사의 판단, 학생의 비판적 사고, 개인정보 보호, 연령에 맞는 사용 범위가 공통 쟁점이다.
수행평가에서 가장 먼저 정해야 할 다섯 가지

학교가 AI를 허용하더라도 과제마다 기준이 같을 수는 없다. 단순 정보 검색, 글의 구조 점검, 문장 교정, 아이디어 발산, 완성 답안 생성은 학생의 사고를 대신하는 정도가 다르다. 다음 항목을 과제 안내문에 미리 정하면 분쟁을 줄일 수 있다.
- 허용 범위: 아이디어·검색·교정 중 어디까지 가능한지 밝힌다.
- 사용 기록: 사용한 도구, 프롬프트, 수정 과정을 제출하게 할지 정한다.
- 사실 검증: AI 답변을 교과서와 1차 자료로 다시 확인하게 한다.
- 개인정보: 학생 이름, 얼굴, 성적, 상담 내용, 학교 내부 자료의 입력을 금지한다.
- 본인 수행 확인: 구두 설명, 수업 중 초안, 과정 기록으로 실제 이해를 확인한다.
‘AI 사용 금지’ 한 줄만 적으면 학생은 어떤 기능까지 금지되는지 알기 어렵다. 반대로 ‘AI 사용 가능’만 적으면 완성 답안 생성과 표절의 경계가 무너진다. 과제 목적과 허용 행위를 구체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화면시간과 생성형 AI는 같은 문제가 아니다
뉴욕시는 생성형 AI 정책과 함께 개인별 화면시간 권고를 발표했다. 2K2학년은 일대일 화면 사용을 하지 않고, 35학년은 하루 30분, 6~8학년은 45분 이내를 권고한다. 고등학교는 과목과 학교에 따라 달라진다.
하지만 화면을 오래 본다는 문제와 AI가 과제를 대신한다는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 전자책과 자유 대화형 생성 AI 서비스는 수집하는 데이터와 대신하는 활동이 다르다. 뉴욕시도 보조공학, 평가, 승인된 코딩과 시뮬레이션 등에 예외를 둔다.
한국 학교가 참고할 부분은 단순히 같은 분 단위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다. 학년, 활동 목적, 인간 상호작용을 대체하는 정도, 수집되는 데이터에 따라 도구를 구분하는 방식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확인할 것
- 학교와 교사가 해당 과제에서 AI 사용을 허용했는지
- 허용됐다면 아이디어, 교정, 완성 답안 중 어디까지인지
- 대화 내용이 모델 학습이나 서비스 개선에 사용되는지
- 학교 계정과 개인 계정 중 어느 것을 써야 하는지
- AI가 제시한 출처가 실제로 존재하고 내용을 뒷받침하는지
- 사용 사실과 수정 과정을 어떤 형식으로 공개해야 하는지
- 서비스가 어떤 개인정보를 수집·보관·공유하는지
학생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은 ‘AI를 잘 쓰는 법’만이 아니다. 언제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지, 무엇을 입력하면 안 되는지, 결과의 근거를 어떻게 찾는지, 자신의 생각과 AI의 제안을 어떻게 구분할지를 배우는 것이다.
금지와 허용 사이의 실제 선택지
뉴욕시의 1년 유예는 영구 금지 선언이 아니다. 2026–2027학년도 동안 학생·교사·학부모·전문가가 참여하는 연합체가 제한적 시범수업과 정책의 영향을 평가하고 2027년 4월 권고안을 낼 예정이다.
한국의 활용 확대도 무제한 허용을 뜻하지 않는다. 수행평가 공정성과 개인정보, 교사의 검증 가능성을 갖추지 못하면 AI 도구가 늘어도 교육 효과를 증명하기 어렵다.
결국 두 지역이 답해야 할 질문은 같다. AI가 학생의 생각을 넓히는 도구인지, 생각해야 할 과정을 대신하는 지름길인지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정책의 성패는 도구 숫자보다 수업 설계와 투명한 기준, 그리고 교사가 학생의 사고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에 달려 있다.



